오늘의 시

참깨를 털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19. 22:09
(사진: 인터넷 이미지)

 
참깨를 털다/ 월정 강대실

 
 

흙은 아무나 파먹고 사나!
아직도 참새 방앗간 찾는 눈치 보기,
참깨 베러 갔다가 아주 털어 왔다.
 
남이 장에 간다니까 씨오쟁이 지고 가듯
밭 윗머리에 참깨 몇 고랑 심어 놓고
낫 들고 나선 이웃 보고는 들로 나간다

 

웬걸주니가 났던지 잎은 벌써 떨구고
멀거니 들머리에 눈을 둔 녀석들
여태껏 어디다 딴눈 팔았냐는 듯

 

땅과 새와 벌레들과 나누고도
흘린 땀의 몫으론 너무나 감지덕지해
거두어 멍석에 널어놓고 나니

 

오달지고 천석꾼이 안 부러운데
고마운 아내언제 사다 놓았는지
수고 많았다며 막걸리 한 병 내온다.

 

                                            2015.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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