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해질녘 풍경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0. 4. 22:45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해질녘 풍경

 

                               
착한 사람들이 쑥잎처럼 모여 사는

산마을 소년촌에 장맛비 숨 돌리자

앞내 한가득한 붉덩물에 온갖 것들

내 잡념이 듯 어지럽게 쓸려 간다


산문 앞 메뽕나무 바람 받아 올려
내려앉은 하늘이 움질움질 물러나고 
한 가닥  한 가닥 옷 벗은 산자락 
툭 터져 흐를 듯이 검푸름 탱탱하다  


논다랑이에 풍년 꿈이 땅심을 받아  
너불너불 입춤을 추어대는데 
새까맣게 햇살이 익힌 복분자딸기 
발밑에 문드러진 농심 냉가슴 앓는다


산작로 건너 점방 앞에 선 막차 
밤톨처럼 떨친 단장에 봇짐 진 노인장 
팔느락팔느락 모깃불 속으로 사라지고
산새들 안식 찾아드는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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