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달 /월정 강대실
꼬박 일 년을 노심초사 기다린
어머니 환한 얼굴 뵙는 날,
희끗희끗 바랜 세월 먹칠하고
서둘러 세목을 한다
가뿐한 마음 문밖에 나서자
눈앞 천궁에서 초조히 기다리시다
선뜻 이 아들 알아보고는
덩두렷한 웃음 보드라운 은빛 손길
연신 등어리 쓰다듬어 주신다
마음을 곧이곧대로 가지면
얼굴에 둥굴둥굴 달이 떠오른다며
발걸음 따라 마당까지 오시더니
시장할 테니 어여 들라 등 떠민다
박덩어리 같은 아내 얼굴
수저 젓가락 가지런한 저녁상
둘러앉은 가족 가운데로 내온다.
초2-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