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풀을 뽑으며2/월정 강대실
뜨락 햇볕 이따금 들러가는 마당귀
기세 어울린 떨기나무 새에 낯선 얼굴 하나,
몸피 또렷하고 훌쩍한 줄기에
하르르 하늘 나르는 초록 무지개 나래
채 여물리지 못한 열매 몇 낱 여운 애틋한
대번에 쑤욱 뽑아내려 하자
지지직..., 왜 나이냐!
들입다 원망스레 내지르는 절규 한 마디
손끝 억척에 자존의 고갱이 버리고
그만, 쏘옥 나신이 드러내는 애초
아무 눈에도 안 띄는 땅 속 첫길을 내며
얼마나 많은 일월을 손발이 부르트고
온이 땀바가지 되어 가뿐 숨 몰아쉬었으면
이리도 야무지게 목줄 대고 있을까
오늘도, 감나무 밑에 두고 온 삿갓 미사리가
언뜻언뜻 떠오르는 어스름 강변
어디서 돌멩이라도 하나 날아들 것 같아
얼른 그림자를 감춘다.
초2-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