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월정 강대실
탕! 탕! 못 박았다
버럭 불뚝대고 말을 무지르고, 안하무인으로
어지간히 믿었던 이들 가슴에
깨소금처럼 고소했다
마음의 탕개를 풀어 눈에 뵈는 게 없고
하늘 무서운 줄 몰랐다
어쩌다 역지사지할 때는
박은 못에 붙박여 곁이 허했다
세상을 막사는 개망나니짓,
질매를 당한다 해도 버릇 개 주지 못했다
어느새, 망치도 못도 다 녹슬고 못 쓴 지 오래
종용히 뒷방에 들앉아 면벽하고
파란 많은 생 돌아본다
꺼들대며 무수히 때려 박은 그 많은 못
대침 되어 내 야윈 앙가슴 찔러대고
찬웃음 매서운 눈빛 한없이 뒤통수에 꽂힌다.
초2-838
2023.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