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모기약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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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이미지)

 

모기약/ 월정 강대실

 

 

철천지원수이냐

걷거나 둘러앉았거나 잠을 잘 때도

어느새 나만 만만히 보고 물어뜯는다

 

 

모기약 냄새가 역겨운 아내

파리채만 휘휘 내두르다가는 만다

안 보인다고, 모기는 무슨 모기냐고

 

 

주막에 나가 모기약을 들이켰다

이웃 셋이서 늦도록 주거니 받거니 하고는

모처럼 아침까지 푸욱 꽃잠을 잤다

 

 

놈들, 통째로 잡았다며 달려들어

밤새껏 얼마나 뜯어먹었는지

온몸 여기저기 분화구에 복사꽃 만발했다.

 

                                                 2017.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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