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어느 봄날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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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이미지)

  어느 봄날/ 월정 강대실          

  
  자식들 제 식솔이랑 멀리 떨어져 살고
  아내는 오랜 친구들 모임에 나가 
  긴긴날 덩그러니 혼자 있는데 
  어찌 적적하지 않으리오 
  
  봄샘바람에 몸을 뒤척이던 감나무 
  어느새 피운 손자 손바닥만 한 이파리 
  진종일 뜨락에 살랑이는데 
  어찌 그리움 모르리오 
  
  길 잘못 알고 온 나나니벌 한 마리 
  온 방 누비며 벽창을 치받더니 
  그만 진이 빠져 허공을 기는데 
  어찌 안쓰럽지 않으리오 
  
  해 떨어지자 땅거미 스멀스멀 밀려들고 
  앞집 용마루 환한 살구꽃 위로 
  개밥바라기 처량히 반짝이는데
  어찌 서러움 모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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