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큰애에게 보내는 메일

월정月靜 강대실 2024. 3. 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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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큰애에게 보내는 메일/월정 강대실

 

 

얘야, 시간 한 번 내거라! 잠깐

아무리 곁눈질 할 틈이 없을지라도

근일 내로 네 안이랑 민성이랑 셋이서,

 

거기 초입 하당에 아버지와 오랫동안

벌꿀보다 더 달고 끈끈하게

통정해 온 막역지우 한 분 계시니라

 

미루지 말고 전화 올려 내 말씀 드리고

꼭 한 번 찾아뵙고자 한다고

언제든 좋으니 시간 주십사 허락 받아라 미리

 

지척이 천리라고 이 근년 서로 간에

전화만 그넷줄같이 오갔지 상면 없어

어제는 연락이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발 너르기가 거기 앞바다 정박선이요

노적봉보다 더 큰 덕 쌓으신 분이다 했더니

너희들이 꼭 찾아뵙고자 한다고 얘기했다

 

가서는 곡진히 정례에 약주 한 잔 올리고

언제고 올라오시면 꼭 한자리 하시잔 다고

말씀 잊지 말고 틀림없이 올려라

 

시종 말씀 새겨듣고 일어설 때는

거처가 근동이라 또 문안드리겠노라고

인사 잊지 말거라, 공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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