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시화.문예지)

국제 펜광주 제15호(그림자를 지우며)

월정月靜 강대실 2017. 12. 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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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 문예지

         국제 펜광주 

        2017 년 제15호 (2017년 11월 30일 발행)

        시 110, 111쪽 



그림자를 지우며/ 강대실

 

다 떠나가고 적요에 잠긴 들판

긴긴 기다림의 넌더리도 모르고

부르튼 손발 구동을 건너는 매화나무

못 잊을 우리 부모님 그림자이리

어깨를 흔들어 깨워 보지만

끝내, 침묵의 빗장 열리지 않고

죄목도 정죄도 없이 기계톱 굉음에

! ! 땅 위에 눕는 동강이

반백 년 그루터기에 남은 나이테

평생 못 놓은 호미등 되어 가신 어머니

산굽이 길 한이 담긴 타임캡슐

낙과 같은 순명 곁에 움치고 앉자

생의 내력 소스라쳐 튀어나오고

살붙이를 떠나보내는 양 목이 메는데

빈 논배미 건너 시르죽히 지는 해

눈시울은 떨어진 동백꽃 가슴보다 섧고

솔밭 옆 오솔길 따라오는 절집 독경소리

내 화끈거리는 두 귓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