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엮임에 대하여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13. 17:26
728x90

(사진: 인터넷 이미지)

 

엮임에 대하여 /  월정 강대실          


법성포에서 
천혜의 풍광에 몸값이 금이 되는  
줄줄이 엮인 굴비두름 본다, 어디
엮이는 게 굴비뿐이랴?
부모 자식 부부로, 
친구 동료 이웃……으로
우리는 겹겹이 엮이어 산다.
그러나, 요즘 TV에 돈에 눈먼 사람들이  
세상살이 부지불식不知不識 간 넓어진 보폭만큼이나
오랏줄에 굴비처럼 엮이어 
닭장차 오르는 추태 수없이 본다. 
칼자루 쥔 의자 올라앉을수록
한밑천 단단히 잡을 호기라도 만난 듯
돈독에 한없이 얼이 나가
팔고리 동아줄에 꽁꽁 엮이어    
권위와 인품에 먹칠 하고
인생 종지부 찍는다.  
종당에는 빈손으로 칠성판에 엮이어 
무덤으로 가는데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우비  (0) 2024.06.13
기다림을 위하여  (0) 2024.06.13
마당 풀을 뽑다  (0) 2024.06.11
물통골 약수터  (0) 2024.06.10
보행로 풀을 뽑다  (2)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