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물내 나는 여자

월정月靜 강대실 2022. 9. 23. 15:02

 

    물내 나는 여자/월정 강대실 툭툭 털고 한번은 나그네 되자던 어느 가을 월야의 약속 미뤄질수록 점점 마음보다 더 긴 하루하루 오늘도 첫새벽부터 종종걸음 치다 옆에 앉더니 스르르 잠에 빠진 짠한 눈빛으로 얼굴 한 겹 덮어 주다 망연히 창밖 먼 산 바라보면 만나고 헤어진 수많은 사람들 잔영 위로 연화처럼 봉긋이 피어오르는 천둥소리 나면 버썩 겁이 나 문 잠그고 꽃무늬 몸뻬 바지가 좋아 즐겨 입고 가난한 내 시 읽어 주다가는 어느덧, 눈에 핑 도는 눈물 애써 감추는 숙맥 같은 아내 내가 더 좋아하는 물내 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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