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월정 강대실
오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가면 갈수록 먼눈에라도 띄면
무는 개를 보듯 힐끗힐끗 쏘는 눈총 따가워
긴한 일 외는 출입을 삼가자니
다붓한 산을 찾는 날이 잦아졌다
오늘도, 오솔길 적막 헤치고
뒷산 얼굴도 몸태도 옷매도 제각각인
귀목나무 벚나무 갈참나무......
서로 기도해 주는 나무마을에 든다
내 또래의 갈참나무 하나
간밤 뜬눈에 연달은 외풍 막아서다
힘 부치고 어질해 발목을 삐끗했단다
식겁한 나무들 달려들어, 아니다고
한 번 드러누우면 기신 못한다고
머리를 고이고 어깨 붙들고 등 내주고......
친살붙이같이 지극정성 부축한다
옳아, 나무 마을이나 사람 동네나
내 낮은 손 내미는 이웃 되면
세상은 모두 어깨를 겯는 이웃사촌
말없는 나무마을, 절로 머리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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