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그림자 찾는 노인장

월정月靜 강대실 2022. 9. 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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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이미지

 

그림자 찾는 노인장 /월정 강대실

 

 

아동들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간간이 창을 넘어 질러오는

텅 빈 운동장 한켠

 

긴긴 세월의 상처 부둥켜안고

교계 지켜 서 있는 버드나무

휘늘어진 가지 그늘 아래

 

불언의 위로 주고받으며

긴 벤치에 석불처럼 앉아 있는

소복단장 중절모 쓴 노인장

 

무슨 회상에 저리 젖었을까

‘왜 아이들이 하나도 안 놀아!’

눈자위보다 더 깊은 기다림

 

아직도 그리운 초동목동 시절

아련한 그림자 찾아 나왔을까

뛰노는 학동들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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