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데의 내 시

어느 여름날· 1

월정月靜 강대실 2009. 9. 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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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1 - 강대실(姜大實)


벗님네들 얼굴 한 번 볼 양으로

너릿재 새털같이 넘었지요 


술 익는 냄새 좇아가다

농주 한 통 실었지요 도갓집에서


주춧돌 놓일 날 기다리는 계절

엉클어져 잔치 마당 한창이라


떡느릅나무 그늘 깔고 둘러앉아

마악 타는 목 축이려는데


건너 편 앞산 아는 시늉하여

어서 오라 손짓해 옆자리 내주고


건하게 들었지요 너나들이해가며

바람도 함께 취해 따다바리고


설움에 겨운 해 버얼거니 눕자

텃새들 시나브로 둥지에 모여들어


흥얼흥얼 어둑발 붙들고 넘었지요

어느 여름날 그 하루 햇살 좋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