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데의 내 시

[스크랩] 강대실 시인의 詩 "뜬소문"

월정月靜 강대실 2008. 1. 30. 16:55
728x90

                   <"바람소리"로 올라가는 대숲길>

뜬소문

              강대실

 

그래도 향리 쪽에다

너와집이라도 한 칸 마련하여

시詩와 고즈넉이 사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아

 

호젓한 산섶 양지바른데

미리 봐두고 싶어

아내와 여기저기 둘러보다

친분 있는 몇몇 만났더니

 

이젠 다 망해 들어오는갑다고

비아냥거리고

숨어 들어오는게 틀림없다고

수런댄다는 소문 자자하네

 

애년 넘도록

호박꽃 소망 고이 품고

고향 하늘 부끄럼 없이 우러르며

살아 온 나를 누가 알기나 할가.

 

 

어제 일이다.

내가 퍽 좋아하는 후배요 동지인 "모닥공동체"운동을 하는 최봉익형제가 "바람소리"에 30명쯤 예약을 했다고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특별히 알림이 없어서 혹여 후배들이 노는데 방해될가 일부러 자리를 피했었다.

그런데 신협운동의 동지인 김병순선생의 출판기념 모임이었던 모양이다.

김병순선생이 너무도 겸손한 분이고, 후배들도 나를 어렵게 생각하는지라 차마 알리지 못하고 내가 있으려니 했던 모양이다. 서로 속 깊은 헤아림을 한것이 오히려 거꾸로 만나지 못하게 된 것이리라.

김병순님이 선물로 두고간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아스라한 기억들"은 책 표지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얼른 눈에 짚히는 글들을 훑어보고 소박하고 잔잔한 정서로 번져나오는 속내들이 있어 얼른 내려놓질 목했다. 아직 다는 읽지 못했지만, 그래도 몇 편 관심끄는 제목들을 우선 읽어보았다. 

너무나 얼룩지고 굴곡이 많았던 우리 근대사에서 우리들이 겪어야 했던 서리서리 얽힌 아픔들이 승화되어 작은 감동으로 스며드는 내용들임을 얼른 느낄 수 있었다.

 

덤으로 우리 밀알형제였고 신협동지였던 강대실 시인이 그 자리에 참석했다가 새로나온 자신의 자식같은 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을 선물로 남기고 갔다. 강대실 제2시집이다.

난마같이 얽혀온 한 세대를 올 곧게 살아보려는 작은 몸부림이 밀알들의 삶이었다면, 강대실의 시 "뜬소문"에는 그 진솔한 마음을 고향에서조차도 몰라주는 너무도 답답한 세태가 그려져 있다.

시인의 눈에도 너무 서운한게 틀림없다.

그래 나도 고향에 들어와살면서 늘 그런 생각들을 했었으니까... 

 

출처 : 만수명산로, 자미원-바람소리
글쓴이 : 바람소리 원글보기
메모 :

'다른데의 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낙엽 지면 생각나는 그대 / 강대실  (0) 2008.04.04
[스크랩] 산을 바라봅니다. 강대실  (0) 2008.04.03
고향의 봄소식/강대실  (0) 2007.10.12
부끄러운 하루  (0) 2007.10.12
새해기도  (0) 2007.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