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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

검정 고무신 / 월정 강대실             아버지 꼭꼭 아끼어 신어라며 사 주신,옆볼이 찢어지면 촘촘히 꿰매어 신다장날 나가서 땜장이한테 때워 신지요 어느새 닳아서 흙먼지 새들면바닥 길이를 잰 짚풀 자 넣고 가셨다깜빡 잊었다고 그냥 오셨다가도다음 장날 발보다 큰 문수 사 오시지요 밖에 나가서는 혹여 잃을세라한켠에 표나게 벗어 놓고 연신 눈을 주다끝나기가 무섭게 후다닥 챙겨 들지요 어쩌다 남의 신이랑 바꿔서 돌아오면내 먼저 알아챈 아버지 열화 같은 지천에도선생 소 몰듯 서둘러 찾아 나서지요 신발 짝 벗어서 가재랑 다슬기 잡다엉겁결에 손을 놓아 물살에 떠내려가면허겁지겁 쫓다 물에 빠진 생쥐 되지요 마지막까지 가슴 설레게 하는잘깡잘깡 헌 고무신 외는 엿장수 가위 소리고마운 타이야표 검정 고무신못 잊어 ..

오늘의 시 2024.07.30

울 엄니2

울 엄니2 / 월정 강대실  훈풍에다 가끔씩 꼬순내 묻어오는데헐떡이며 한 마름 넘더니 어인 일로처마 끝 낮 달 따라 훌쩍 떠나신. 허리띠 졸라매고 하늘 누우런 봄이면사립 앞 고샅에 끊이지 않는, 앞도랑에서벌컥벌컥 맹물 바가지로 허기를 때운 발길들 윗골, 당산 거리, 동구 밖 천둥지기 나고 드는북실이 엄씨 지실댁 한골댁 ……발소리 쫓는 꺼멍이 짖는 소리 들리면 고래고래 불러서 부엌에 데리고 가‘식기 전에 얼른 먹어’ 꾹꾹 밥을 만 양푼 디밀고속살 드러나는 남루까지 갈아입히신 보내 놓고는 안쓰러워 혀를 끌끌 차신 울 엄니주머니 없는 단벌옷에 빈손으로 가셨으니못 나누어 얼마나 애가 타는지 몰라, 지금은.  초2-7882020. 5. 29.

오늘의 시 2024.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