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고향에 띄운 편지

월정月靜 강대실 2024. 4. 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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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이미지)

 
고향에 띄운 편지/ 월정 강대실

 

  

울 밖 한쪽에 슬슬 뿌린 푸성귀

시나브로 앞들 뒷산으로 퍼져나가

나서면 달래 냉이 참취… 나물거리라니!

 

볕받이 막에서 새끼 치던 짐승

알게 모르게 야음 타고 뛰쳐나가

까투리 토끼 멧돼지… 사냥감 천지라니!

 

친구, 참말로 재수가 불붙었네 그려

바쁜데 뿌리고 돌보지 않아도 

산열매에다 칡뿌리 산삼 녹아든 물 먹고

해와 달 별을 보며 우둥푸둥 살찐다니

 

여보게 친구, 꼭 부탁하네!

올여름 죽마고우 탁족회 날 잡히면

연락 주시게,  인제는 나도 안 빠지려네

 

벼르던 모교에 들러고 어우렁더우렁

한 사나흘 고향의 명소도 쭉 둘러보며

나물 캐고 사냥도 넉넉히 하세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앉아

장만한 안주에 친구네 잘 익은 가양주

권커니 잣거니 정리 듬뿍 쌓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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