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곡 창고

인사법(인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

월정月靜 강대실 2013. 1. 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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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예절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변해왔습니다. 사람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동안 만들어진 생활의 양식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문화의 한 부분인 인사예절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다르게 변합니다. 지역에 따라 인사하는 방법이 다른 것은 지역, 인종, 시대에 따른 다양성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표현방식은 달라도 남을 처음 만났을 때 인사를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반가움과 공경의 표현입니다. 어쨌든 인사예절이 나타내고자 하는 근본정신은 시대와 환경이 바뀐다고 해도 언제나 같은 것인데 그것은 자기 자신은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주는 마음의 표현이며 실천의 원칙입니다.

전통적인 우리 인사법을 살펴보면 먼저 두 손을 잡는 공수(남자는 왼손이 오른손을 감싸듯 덮고, 여자는 오른손이 왼손을 감싸듯이 덮음)를 하고, 공수한 손을 배꼽에 대고 허리를 15도에서 30도 정도 숙여서 합니다. 우리는 남자를 양 여자를 음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공수할 때 남자는 왼손이 위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포개어 잡았던 것입니다. 남자의 옷과 여자의 옷을 어느 쪽으로 여미는 가를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인사를 하기 전에 우선 갖추어야 할 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입 안에 과자나 껌 같은 음식물이 없어야 합니다.
둘째, 모자를 쓴 사람은 모자를 벗어야 합니다.
셋째, 두 손에 아무것도 없어야 합니다.
또 가방을 들었거나 손에 있는 물건을 주머니에 넣을 수 없을 때에는 잠시 바닥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공수한 손을 배꼽에 대는 것에도 분명한 까닭이 있습니다. 입을 벌리고 인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말을 하고 음식을 먹는 입은 뇌에서 명령하면 언제든지 닫을 수 있지만, 어머니 배 안에 있을 때 입 역할을 했던 배꼽은 뇌에서 아무리 명령을 해도 닫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입인 배꼽을 손으로 가려주는 것입니다.

허리를 약간 숙이는 것은 똑바로 서있을 때의 키보다 내 몸을 낮춤으로써 상대방을 높인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공수를 하고 허리를 숙여 상대방을 높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사법입니다. 인사라는 말을 보더라도 人(사람 인)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의미합니다. 事(섬길 사)는 섬긴다는 뜻입니다. 곧, 인사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을 말합니다.

서양의 대표적 인사법인 악수가 우리사회에도 일반화 되었고 요즈음 어린아이들은 말이나 간단한 손짓만으로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있어 인사의 원래 뜻을 점차 잃어가는 형편입니다. 우리 인사법의 뜻을 잘 새겨서 상대방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