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30. 도종환 시/5. 담쟁이 / 도종환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27. 10:45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 남을 수 없는

거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거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