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육탁시/17. 상도여관

상도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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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 나오는

그 여관방이 내가 애용하는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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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들 목소리 때문에

조그마한 창문이 밤새도록 덜컹거릴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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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자정 가까이에 누가 내 이름을 불렀다.

골목에서 목청껏 부르는 합창이

어둠을 뚫고 4층까지 단숨에 솟구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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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보니

시 쓰는 은기와 원경이, 경섭이,

그리고 또 몇 명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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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감자탕에 소주 몇 잔 기울이고 싶은

찬바람 몹시 부는 가을 끝자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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