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의미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한글은 점 하나 차이로 뜻이 아주 달라집니다. ‘미녀’가 ‘마녀’로, ‘고질병’이 ‘고칠병’으로 ‘악’이 ‘약’으로, ‘깨짐’이 ‘깨침’으로 달라집니다.
이 ‘점 하나(ㆍ)’는 한글의 아래아(ㆍ)로 ‘하늘’, ‘우주’를 뜻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한 생각’은 하늘에서, 우주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니 ‘한 생각 잘 하면 천국이요, 한 생각 잘못하면 지옥’입니다.
‘님’이 ‘남’이 되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남’이 ‘님’이 되면 하늘이 열리는 것 같은 천국이 되지요. ‘미녀’가 한 생각 잘못하면 ‘마녀’가 되고, ‘고질병’도 한 생각 바꾸면 ‘고칠병’이 됩니다. ‘악’에서 한 생각 바꾸면 ‘약’이 되고, 돌맹이처럼 단단한 잘못 익혀진 구습(舊習)의 ‘깨짐’이 있어야 새로운 ‘깨침’이 일어납니다.
‘우리 민족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한글’이라고 하지요. 이는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한글 창제의 원리를 살펴보면,
기본자 ‘ㄱ, ㄴ, ㅁ, ㅅ, ㅇ’은 발음 기관을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고 합니다.
ㄱ :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ㄴ : 혀가 윗잇몸에 닿는 모양
ㅁ : 입술의 모양
ㅅ : 이의 모양
ㅇ : 목구멍의 모양
여기에 자음의 획을 더하여(加劃)
ㄱ → ㅋ
ㄴ → ㄷ → ㅌ
ㅁ → ㅂ → ㅍ
ㅅ → ㅈ → ㅊ
ㅇ → ㆆ → ㅎ
이 되고,
이외에 체재나 형상이 다른 글자(異體字)(ㄹ, ㅿ, ㆁ)가 있습니다.
된소리를 나타내는 ‘ㄲ, ㄸ, ㅃ, ㅆ, ㅉ’등은 ‘ㄱ, ㄷ, ㅂ, ㅅ, ㅈ’를 나란히 두 번씩 썼다고 해서 ‘병서자(竝書字)’라고 하지요.
모음은 ‘천지인’, ‘ㆍ, ㅡ, ㅣ’ 로 기본자를 만들고, 다른 글자들은 바로 이 기본자에 획을 더해 만들어졌습니다. ‘천지인’은 각각 ‘ㆍ, ㅡ, ㅣ’를 가리킵니다. ‘ㆍ’는 ‘하늘[天]’, ‘ㅡ’는 ‘땅[地]’, ‘ㅣ’는 ‘사람[人]’을 뜻하지요. 옛날 사람들은 하늘은 둥글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그 둥근 모양을 본따 ‘ㆍ’(아래 아) 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땅의 평평한 모습을 본따 ‘ㅡ’자를, 마지막으로 사람의 서 있는 모습을 본따 ‘ㅣ’자를 만들었습니다.
ㅣ + ㆍ →ㅏ ㅏ + ㆍ →ㅑ
ㆍ + ㅣ →ㅓ ㆍ + ㅓ →ㅕ
ㆍ + ㅡ →ㅗ ㆍ + ㅗ →ㅛ
ㅡ + ㆍ →ㅜ ㅜ + ㆍ →ㅠ
이와 같이 ‘ㅣ’에 ‘ㆍ’를 더하면 ‘ㅏ’가 되고, ‘ㅏ’에 ‘ㆍ’를 더하면 ‘ㅑ’가 되지요. 또 ‘ㆍ’에 ‘ㅣ’를 더하면 ‘ㅓ’가 되고, ‘ㆍ’를 더한 후 ‘ㅣ’더하면 ‘ㅕ’가 돼요. ‘ㅗ’ 와‘ㅛ’, ‘ㅜ’와 ‘ㅠ’역시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지요. 이때, 기본이 되는 세 모음을 결합하여 만든 ‘ㅏ, ㅓ, ㅗ, ㅜ’를 초출(初出)자라고 하고, 초출자에 다시 기본 모음을 더해 만든 ‘ㅑ, ㅕ, ㅛ, ㅠ'를 재출(再出)자라고 합니다.
그러나 ‘ㆍ’(아래 아)는 현재 사용되지 않습니다. ‘ㆍ’는 ‘ㅏ’와 ‘ㅗ’의 중간 소리로 추정이 되는데, 18세기 이후 ‘ㅡ’나 ‘ㅏ’등으로 변하였다고 합니다.
(예) ᄒᆞᄂᆞᆯ → 하늘[天]
저의 스승 중 한 분이신 고(故) 성재(誠齋) 봉기종(奉基鐘) 선생께서는
“기역(ㄱ)은 하늘 기운이 내려오는 형상이고, 니은(ㄴ)은 땅 기운이 올라가는 형상이며, 디귿(ㄷ)은 닫히는 모양을 상징하고, 리을(ㄹ)은 돌아가는 형상입니다. 또 ‘하나’는 ‘하늘’, ‘둘’은 ‘땅’, ‘셋’은 ‘사람’, ‘넷’은 ‘너’, ‘다섯’은 ‘모두 다’를 뜻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한글은 한 글자 한 글자가 자연의 원리에 맞는 글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소중히 보존하여 후세에 물려줄 아름다운 글자입니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한글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2022년 10월 9일
한글날 아침에 받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