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3. 17:40
행복 예감/ 月靜 강 대 실
곰곰이 생각치 않아도
낯 들고 살 수 없는 부끄럼 많고
일일이 따져보지 않고도
드러난 죄 헤아릴 수 없는지라
가시관 쓰고 옹아리 앓느니
차라리 죽어 진토 됨이 마땅하나
질긴 것이 목숨인지라
명줄 세월강에 묻고 버텨 왔지만
동기간에는 다정다감한 형제요
이웃들은 잔정이라도 나누자 하고
친구들 몹쓸 놈이라 침 배앝지 않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아직도 육신 멀쩡하고 욕망은 끓어
마음은 앞산이라도 옮길 것 같으나
피고 질 때를 알아 지키자고
꽃자리 밤사이 잎새에게 내주고
산 찾으면 둘러서서 반기고
하늘 더없이 높고 바람 서늘하니
이제는 찾아올 것 같은 행복 예감에
마음은 새털같이 창공을 난다.
(제2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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