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3. 08:47

폐교


소동 시절 꿈으로 심은
모교 울 측백보다 웃자란 나무
교계를 지켜 섰는데

선생님도 친구들도
얼씬하지 않은 교문
쓰러져 누운 철문 아프다

함성으로 다져진 운동장엔
좋아라 찾아든 잡풀
체념으로 하느작거리고

철박한 교실
깨진 유리창 앞 몰려든 책걸상
먼 하늘 훔쳐본다

떨어져 뒹구는 솜씨들
칠판 위 낙서가
희미한 의식 쥐고 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