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방황의 호사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24. 20:36

(사진: 인터넷 이미지)

 
방황의 호사/ 월정 강대실   

 

 

시문詩文과 가까이하기로는

사철 푸른 숨결의 댓잎 향 불어 잇는

대나무골이 제일 좋을 성 싶어

신문 쪽지 움켜쥐고 한달음에 찾아가

몸 붙일 자리 잡았지요

 

생에 찌든 번뇌의 때 벗고자

밭고랑에 박히어 몽근 황토 냄새에 취하고

들개처럼 앞 뒷벌 이슬을 쓸고

감춰 둔 길을 내주기도 하는 산 찾아 오르며

누습한 생각의 부대 비워내지요

 

어떨 땐 하루가 물먹은 솜뭉치 같지만

머잖아 마음의 진창에 더덩실 달 떠올라

잘 익은 홍시 같이 달콤한 詩 한 편

꼭, 빚어낼 것 같은 느낌에

오늘도 방황의 호사 누리지요.

 

초2- 736

2014.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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